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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하며 딴짓하는 모두를 위한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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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순간은

의외로 쉽게 허락되지 않습니다.


해야만 하는 일에 밀려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뒷전이 되게 마련입니다. 의무만이 가득한 세계에서 딴짓은 어쩐지 '최선을 다하는 것'과는 반대말처럼 느껴집니다. 행여 시간이 남아 딴짓을 할라치면 자기 자신에게마저 눈치가 보이기도 합니다. 실은 우리가 원하는 건 그리 거창한 일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딴짓>은 이렇게 자신만의 소소한 기쁨을 누리는 사람들을 응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잡지입니다. 왜 나는 얌전히 한 길을 가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해보려 드는 걸까, 다른 이들도 나처럼 기웃거리며 살고 있을까, 이러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잡지이기도 합니다. 일단 간략하게나마 창간사를 소개합니다.


호모딴짓엔스(Homo-DdanZitens)[명사] 밥벌이와 연관이 없는 행동을 하는 인류를 뜻한다. 인간의 본질을 딴짓이라는 측면에서 파악하는 인간관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소소하고 쓸데없는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채우는 인간 집단을 포괄하고 있다.


<딴짓> 은 21세기 대한민국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호모딴짓엔스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잡지입니다. 호모딴짓엔스들은 일터에서는 보호색으로 스스로를 감추고 있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딴짓을 행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공무원이었다가 밤에는 라틴댄서가 되기도 하고,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창업을 꿈꾸며 요리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대기업에서 영혼을 팔아 모은 돈을 들고 순례길을 떠나고, 편의점에서 포스를 찍으며 소설을 씁니다. 또 누군가는 딴짓에 대한 이야기로 잡지를 만드는 별 쓸데없는 딴짓을 하기도 하고요.


이들은 공통적으로 두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는 밥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요, 둘째는 그럼에도 스스로를 위한 의미 있는 무엇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끊임없이 '딴짓'을 합니다.


2015년 3월. 호모딴짓엔스 중 세 명이 모여 딴짓에 대한 잡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궁금증은 이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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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람들은 '딴짓'을 할까?

그들이 꿈꾸는'딴짓'은 무엇일까?


하여 여기에, 우리가 만난 딴짓의 세계를 펼쳐놓으려 합니다. '밥벌이의 지겨움'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의 삶에 다양한 색을 입히려는 사람들의 세계입니다. 그중에는 딴짓과 일상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경우도, 아예 딴짓 쪽으로 인생의 방향키를 확 틀어버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딴짓이 그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당신에게 전해져 '지속가능한 딴짓'이 이어질 때, 고단한 일상이 조금은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봅니다.


<딴짓>은 2015년 가을호로 시작하여 딴짓녀 세 명의 기력이 쇠하기 전까지 발간할 예정입니다. 모쪼록 당신에게도 '딴짓의 용기'가 강림하여, 이 다채로운 세계로 한 발짝 내딛기를 바랍니다. 입구는 있어도 출구는 없는, '딴짓'의 세계에 들어오신 걸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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